이재명 정부 '첫 위기' … '3500억 달러' 韓美 충돌에 코스피 장중 100포인트 폭락
관세 협상 관련 한미 불협화음**에 외국인 집중 매도 발생, 국내 금융시장 극심한 불안
코스피 장중 100포인트 넘게 폭락, 원/달러 환율 1413원선까지 급등하며 '패닉 장세' 연출
미국 GDP 깜짝 성장에 금리 인하 기대 퇴색, 시장 불안 심화 요인으로 작용
트럼프 대통령, 3500억 달러 투자 '선불' 요구 강경 입장 고수, 심지어 증액 가능성도 제기
이재명 대통령, 500억 달러 현금 투자 시 1997년 외환위기 직면" 경고하며 난색 표명
한국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필요 조건으로 맞서고 있으나, 협상 난항 지속
양측 입장 차로 이재명 정부 집권 초반 사실상 '외통수'에 빠진 상황, 최대 고비 관측
한국과 미국이 이른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놓고 충돌을 빚으면서 우리 금융 시장이 극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 주가는 하루 만에 100포인트 넘게 폭락하며 3367.71까지 내려앉았고, 원/달러 환율도 단숨에 달러당 1413원선 위로 뛰어 오르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한국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들이 증시와 채권 시장에서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꺾이자 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한미 간의 충돌이 단기간에 접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지금의 상황이 이재명 정부 초기 최대 위기 상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트럼프, 3500억 달러 '선불' 강경 요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 달러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그것도 선불(up front)"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는 한미 간 무역합의의 최대 쟁점인 대미 투자를 놓고 협상이 막혀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한국의 조건 완화 요구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더욱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금액을 더 높여 일본 수준(5500억 달러)에 가깝게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협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외환위기 우려' 한국, 통화스와프 맞불
반면 한국은 달러 보유고가 4100억 달러에 불과해 단기간 직접적인 3500억 달러 현금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상업적 타당성을 보장하는 세부 합의 도출이 핵심 과제이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을 제공한다면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 조건'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부 '외통수' 상황, 최악 시나리오는?
경제 및 외교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이재명 정부 초반 가장 힘든 고비로 보고 있다.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줄 경우 '탄핵'까지 언급했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주장을 좀처럼 거두지 않고 있다.
만약 미국의 요구대로 투자하고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달러당 16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25%에 달해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비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미 현대자동차의 경우 고관세로 한 달에 수천 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국내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외통수'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