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권에 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특히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한국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현 상황의 기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현재 어떤 상황에 이르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외국인 투표권 논란의 시작
SNS와 인터넷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정문헌 종로구청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2005년 외국인 투표권 법안을 발의했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확인 결과,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정문헌 구청장이 대표 발의했던 '국내 거주 외국인 등에 대한 자치구·시·군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권 부여 특별법'은 폐기되었습니다. 현재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이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된 법적 근거는 2005년 이강래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안'입니다.
## 법안의 진짜 역사
2005년 6월 29일, 제17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이었던 이강래 의원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같은 해 8월 4일 공포되었습니다.
정개특위는 개정안을 위해 선거법소위원회와 지방선거관련법소위원회를 구성했으며, 각 당의 의견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안을 종합 심사했습니다. 그 결과 "영주체류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한 19세 이상의 외국인에게 체류 지역 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최종 개정안에 포함되었습니다.
당시 정개특위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뿐만 아니라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새천년민주당 이낙연 의원도 참여했습니다.
## 외국인 투표권 논의의 진짜 기원
사실 외국인 참정권에 대한 논의는 2000년대가 아닌 198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9년 제2차 한일 정부 간 고위 실무자회의에서 재일교포 68만 명의 법적 지위와 사회·경제적 권익 보장 문제가 논의되었고, 이 자리에서 재일동포의 투표권이 처음으로 거론되었습니다.
1998년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의 만남에서 재일동포 참정권 관련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자유민주당이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한국이 한국 내 거주하는 일본인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일동포에 참정권을 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무산되었습니다.
이에 새천년민주당은 2000년 10월 '상호주의 원칙에 한국이 먼저 부합하고자' 하는 취지로 '인권 향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이는 재일동포의 권익을 위해 한국이 먼저 외국인에게 참정권을 주자는 의도였습니다.
## 의도와 결과의 차이
그러나 외국인 지방선거 참정권 부여의 원래 의도와 달리, 이 법안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한국이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참정권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재일동포에게 동등한 권리를 주지 않았습니다.
일본 자민당은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선거권을 주기보다 국적법을 개정해 귀화 요건을 완화하자. 외국인을 귀화시켜서 선거권을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 현재의 상황과 과제
개정안이 통과된 2005년 당시 국내 거주 외국인 영주권자는 6,700여 명에 불과했으나, 2022년 3월 기준으로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12만 6,668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중 중국인이 9만 9,969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8곳에서 당선인과 2위 표 차이가 중국인 유권자 수보다 적었다고 합니다. 이는 중국인 유권자들이 이 지역의 시장과 도지사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마치며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권 부여 제도는 재일동포의 권익을 위한 호혜적 조치로 시작되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다른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제도의 원래 취지와 현재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우리 사회에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정책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경우는 대부분 상호주의가 적용된 국가 출신 외국인에게만 한정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들을 참고하며, 국가 간 호혜 원칙과 민주주의의 가치, 그리고 국민 주권의 원칙 사이에서 균형 잡힌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